IT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IT 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기술인 AI 인공지능. 그런데 콘텐츠 업계로 진출한 AI는 과연 위기일까, 기회일까? K콘텐츠의 미래로 일컬어지는 생성형 AI에 대해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 강정수 씨가 나눈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자.
콘텐츠 업계에 등장한 생성 AI
최근 IT 업계에서 AI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거대언어모델’ 또는 ‘생성 AI’ 기술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뜻의 ‘생성 AI’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세상을 크게 바꿀 혁신적인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생성 AI는 사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대화를 나누거나 이야기,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AI 기술을 말한다. 구체적인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유형별로 대답을 도출해 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발리 해변에 있는 기분 좋은 여성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줘”처럼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등을 입력하면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성별과 나이, 분야 상관없이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하며 실제 생성 AI를 이용해 만든 버추얼 아이돌까지 등장했다.
창작의 다양화를 불러올 AI
인공지능은 콘텐츠 창작 활동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될 전망이다. 생성 AI로 소설을 창작할 경우 정확한 출연자 수, 출연자들의 성격 정보, 장르와 구성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누구나 원하는대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명령어를 입력해야 더 완벽한 콘텐츠 창작이 가능하고 활용도가 높아져 앞으로 미래에 우리가 배워야 할 언어는 AI에게 명령하는 ‘기술언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궁무진한 AI의 발전을 적극 활용 중인 CJ ENM
최근에는 ‘브루노 마스가 부른 뉴진스의 하입보이’처럼 실제 부르지 않은 노래를 특정인이 부른 것처럼 음원을 생성해 주는 AI 커버곡이 유행하고 있다. 이런 신기술로 영화나 드라마에 들어갈 음악을 AI가 만들어 주는 경우 또한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 ENM은 인공지능 음악 생성 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포자랩스’와 협업하여 <MBTI vs 사주>, <형따라 마야로>, <텐트 밖은 유럽> 등 해당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음악 창작에 AI를 적극 활용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배경음악뿐만 아니라 영화에 배우들을 대신하는 디지털 휴먼을 출연시키고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듯 생성 AI가 콘텐츠 업계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변곡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 AI를 이용하면 누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을 거느리고 창작할 수 있는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한 것. 최근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인디아나 존스>의 새로운 시리즈에서 디에이징 기술을 통해 젊은 시절의 해리슨 포드를 재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고인의 생전 영상으로 AI 휴먼으로 만들어 새로운 영화에 출연시키는 등 해외에서는 이미 디지털 휴먼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가치판단 보다 기술의 진보가 더 빨라지고 있어,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꾸준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콘텐츠 업계에 AI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콘텐츠 창작에 이미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생성형 AI. 콘텐츠 업계는 어떤 시각으로 AI를 바라보고 있을까? 먼저 사업자들은 제작 비용 절감에 용이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후반 작업 중 재촬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부분들은 AI로 만들어 재촬영을 최소화 하거나, 실제 촬영하지 않는 장면을 새롭게 만드는 등 제작에 AI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반면 저작권 업계와 창작자들은 AI의 도입을 위기로 보고 있다. 올해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 대규모 파업을 강행했는데, 이는 인공지능에 대항하는 인류의 첫 번째 파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역사적인 일로 기록됐다. 특히 작가들은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자신들의 창작물로 AI를 학습시키는 것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파업이 콘텐츠 창작의 영역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인공지능이 해당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저작권과 창작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현재의 법이 그런 부작용들을 해결할 수 없다면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대중화의 속도에 속도에 따라 저작권법도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 저작권은 모든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부문이므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서 ‘진짜 창작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미래에는 창작자들이 모두 사라지게 될까?
AI 발전으로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묻는다면, 그 답은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찾을 수 있다. 오펜하이머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CG를 쓰지 않고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오펜하이머 속 핵폭발 장면도 CG를 쓰지 않아 큰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AI와 디지털 시대에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인공지능이 확장돼도 최정상의 예술인들은 그대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AI 시대 가치신호로서 인간적인 멋을 더 찾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콘텐츠를 만드는 주가 사람이 아니라 AI인 시대가 된다면 100% 사람으로 구성된 배우들과 직접 현장에서 찍은 CG 없는 전체 휴먼 메이드 작품들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 미래엔 ‘휴먼 온니(Human Only)’라는 타이틀이 진정한 리얼리티 블록버스터 영화로 취급될 수도 있다.
권리를 지키면서 AI를 사용하려면
AI는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밀어내는 사람에게는 위기일 수 있다. AI와 공존해야 한다면 적극 활용하되 그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술이 진화하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류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조금씩 진보해 왔다. AI 역시 부작용을 우려해 무조건 밀어내고 배척할 게 아니라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면성을 지닌 AI, 결국 지혜롭게 사용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창작자의 지혜를 응원하며, AI와 함께 발전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BEHIND TALK>은 CJ ENM의 유튜브 채널 <콘썰팅>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