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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ALK]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살아남는 법은 지속 가능한 ‘다양성’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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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기업의 사회ㆍ환경적 활동까지 고려해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성과지표를 뜻하는 ESG. 콘텐츠 업계에도 ESG 열풍이 불어닥치며 지속 가능한 ‘콘텐츠 다양성’이 점점 더 강조되는 양상이다. EGS 실천 방안의 하나로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K콘텐츠에 대해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고려대 미디어학부 최세정 교수의 이야기로 만나보자.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ESG 경영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기업의 재무적 요소를 벗어나 사회적 책무가 중요시되는 경영 철학을 EGS 경영이라고 한다. 기업이 이익을 얻는 데 소비자를 포함한 환경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아마존, 애플 등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181개 기업이 모인 협의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의 연례회의에서 “새로운 기업의 목적은 ‘주주의 이익 극대화’가 아닌 고객, 직원, 공급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책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대표기업들이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활약하면서 다른 기업에까지 그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도 ESG 경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산업체 2,500여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5점 만점에 3.17점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비교적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실행 수준은 2.2점으로 보통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ESG 경영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업들 역시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그렇다면 콘텐츠 업계가 ESG 경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책과제로써 2030년까지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의무 공시를 적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는 기업 경영에 있어 EGS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보여준다. 결국 ESG는 재무적 요소와도 연계되는 항목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글로벌 확장성이 높은 K콘텐츠의 경우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전 세계적 영향력을 고려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콘텐츠 산업의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 사회적 가치와 ESG에 대한 관심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을 외면하고 나아가 그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불매하며 더 비싸도 ‘착한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의 핵심 역량은 공동체적 창의성에 달려 있다. 창작자의 권익이 성장해야 우수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콘텐츠 업계에 ESG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콘텐츠의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ESG 실천 방안의 하나로 다양성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 자체의 다양성 뿐 아니라 제작 시 전체적인 과정에서 필요한 포괄적 의미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성평등이나 계층의 문제까지 포함해 제작자들의 구성도 얼마나 다양한가 역시 중요한 요소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기업들 

콘텐츠를 제작하는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도 ESG 실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먼저 BBC는 콘텐츠에 출연하는 인물의 성비를 동등하게 맞추는 ‘50:50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며, 2023년에는 성별 50%, 인종과 민족 20%, 장애인 12%로 임직원 비율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디즈니에서는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을 기치로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뉴웨이브 프린세스’ 물결이 일고 있으며, 이 또한 거시적 관점에서 ESG 경영의 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경우에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현지 인력 활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런 노력은 현실감을 증대시켜 콘텐츠 퀄리티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

 

 

드라마도 예능도 대세는 ‘착한 콘텐츠’

글로벌 시장에서 두터운 입지를 자랑하는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까? 먼저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 넥슨, NC소프트 등이 ESG 경영위원회를 새로 신설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방송사들 중에서는 CJ ENM이 ESG 경영 강화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우선 ESG 리포트를 발간해 콘텐츠의 선한 영향력으로 다양성과 포용성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이러한 경영 철학을 CJ ENM이 제작하는 콘텐츠에도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과 편견들을 들춰내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조명한 노희경 작가의 작품 <우리들의 블루스>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과 농인 역할을 실제 장애인 배우들이 맡아, 비장애인 배우가 장애인 연기를 하는 ‘크리핑 업(Cripping up)’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자매로 호흡을 맞춘 배우 한지민, 정은혜 씨와 김우빈 씨.

 

<슈룹>에서는 여성의 주체성이나 젠더의 문제 등 사극에서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소재를 다뤄 화제를 모았다. 특히 크로스 드레싱(Cross dressing) 장면은 성적 다양성과 관련된 에피소드로 주목을 끌었다. 

  


▲드라마 <슈룹>에서 극중 중전과 계성대군이 함께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걷는 장면(왼쪽), 여장을 하고 있는 계성대군의 모습(오른쪽).

  

이외에도 성적 정체성 등 MZ세대의 다양한 가치를 다룬 드라마 <XX+XY>와 대한민국 스트릿 댄서들을 주목받게 만든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스트릿 맨 파이터> 등이 있다. 카메라 앵글 밖에 가려져 있던 스턴트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워 화려한 액션 이면의 노력에 주목했던 <슈퍼액션>도 직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TVING에서 제공 중인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서비스 또한 다양성 확대의 측면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장애인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편의성 강화를 위해 현재 1,800편 이상의 콘텐츠에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일반 자막과 달리 인물의 대사 외에도 화자 정보, 음악, 소리 정보 등 화면 해설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CJ ENM은 ESG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지표 개발과 더불어 ESG의 관점에서 콘텐츠 미래의 청사진까지 함께 제기하는 등 더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도 착하게, 재미있게, 진정성 있게

그동안 재미없는 것으로 여겨져왔던 ‘착한 콘텐츠’. ESG 경영이 세계적 화두인 만큼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들에게 ESG의 가치를 담은 콘텐츠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마인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ESG 실천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친환경 제품들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사례를 통해 진정성 없이 흉내만 낸 ESG 활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K-콘텐츠. 우리에게 콘텐츠 다양성 확보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콘텐츠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콘텐츠 업계의 ESG 활동을 선도하는 CJ ENM과 함께 앞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에 ESG 경영이 바르게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BEHIND TALK>은 CJ ENM의 유튜브 채널 <콘썰팅>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