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부산 사나이들의 워킹 홀리데이 버라이어티 <부산촌놈 in 시드니>(이하 ‘부산촌놈’). 매일이 미션 임파서블 같았던 메이킹 스토리부터 일자리 섭외 뒷이야기까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류호진·윤인회·이승환 세 ‘피디즈’가 밝히는 부산촌놈의 제작 비하인드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자.
<부산촌놈 in 시드니> 메이킹 토크
Q. 케미가 좋은 ‘피디즈’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류호진 PD : 저와 윤인회 PD는 <서울촌놈>부터 시작해 <어쩌다 사장> 시리즈, 이번에 부산촌놈까지 함께한 지 어언 4년째네요. 사내에선 이미 저희가 붙어다는 걸로 소문이 났던데요.
윤인회 PD : 승환 PD는 <어쩌다 사장2>부터 부산촌놈까지 2년 정도 함께 했죠.
Q. 부산촌놈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류호진 PD : 부산촌놈은 부산 사람들이 모여서 워킹 홀리데이를 가는 콘셉트인데요. <서울촌놈>이란 프로그램을 하면서 같은 고향 출신의 게스트들끼리 초면에 금방 친해지는 모습을 보고 동향 분들이 모이면 금세 케미가 생기겠다 싶었죠.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라 공유할 추억이 많은 이들과 함께 청춘의 전유물인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다시 돌아간 청춘들의 케미를 보여주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신입 PD 시절부터 전국 8도를 누비며 지역을 누빈 이력이 있는 류호진 PD. 그의 작품에 유독 지역이 자주 등장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류호진 PD : 신입 시절부터 우연히 지역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많이 했었죠. 지역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갑자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처럼, 익숙하고 애정 있는 장르의 아이디어에서 가지를 치게 된 것 같아요. 평소 신원호 선배가 하는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같은 대사를 해도 지역색이 묻어 있는 캐릭터들이 말하면 좀 더 재미있어진다는 느낌이 든달까요. ‘어떻게 하면 (출연자들의) 매력이 잘 보일 수 있을까’ 평소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워홀러 ‘부산즈’의 탄생
Q. 수많은 부산 출신 연예인 중 네 분을 처음 섭외한 이유는?
윤인회 PD : 허성태 배우는 글로벌 히트작인 <오징어 게임> 출연으로 부산 출신 중 가장 핫한 분이고, 이시언 씨는 개인적으로 부산 출신 배우 중에 가장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안보현 씨는 피지컬이 우수해서 워홀에 잘 맞을 것 같았고, 준빈 씨의 경우에는 팬심에서 출발을 했는데 첫 미팅 날 마침 ‘곽튜브 굿즈’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팬임을 더 어필할 수 있었어요.
시드니에서 일터 찾기
Q. 일터 섭외는 어떻게 했는지?
류호진 PD : 가기 전에 다양한 루트로 사전 조사를 했어요. 워킹 홀리데이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상담해 주는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 카페나 오픈채팅방 같은 커뮤니티에 잠입해서 글도 올리고, 워홀러 Vlog까지 샅샅이 뒤지다 보니 정말 많은 직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남자분들은 도축장이나 공사장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아서 정말 놀랐는데, 현지에서는 시드니 바닥의 50%를 한국 사람이 깔았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Q. 직접 도전하고 싶었던 일자리가 있었나?
윤인회 PD :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아서 웬만한 일은 자신 있는데, 시급이 높은 공사장 일이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촬영 답사를 간 건지 이민 답사를 간 건지 헷갈려 하다가 왔습니다.(웃음)
류호진 PD : 파티시에가 관심이 가더라고요. 호주 사람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기 때문에 5시부터 카페 문을 여는데 오후 1시면 퇴근해서 아침형 인간인 저와 잘 맞을 것 같아서요.
이승환 PD : 저는 워낙 올빼미형 인간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어려워서 카페에 폐가 될 것 같고, 농장이나 공사장은 큰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 워홀은 안 가야 맞는 게 아닌가… (웃음)
아찔한 촬영 비하인드
Q. 호주에서 ‘이러다 촬영 못 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아찔한 순간이 있다면?
류호진 PD : 아 이건 너무 많은데… 실제 운영 중인 영업장이다 보니 업주분들이 채용이나 촬영에 부담을 느껴서 애로사항이 정말 많았죠.
윤인회 PD : ‘데모도’ 직종의 경우는 섭외 도중에 갑자기 일거리가 없어지기도 했어요.
류호진 PD : 원래 일이 많은 편인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축제날이라… 촬영을 해야 하는데 일이 없다고 해서 애를 좀 먹었죠.
윤인회 PD : 이건 출언자도 모르는 비하인드인데 시드니 최대 위기는 숙소 문제였어요. 사전 답사에서 출연자 숙소를 섭외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이중으로 예약됐던 거예요. 그래서 플랜비로 잡았던 숙소에 가야했는데 출연자들이 입국하는 날부터 렌트가 가능해서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죠.
류호진 PD : 보통 숙소 체크아웃이 오전 10시인데, 오후 1시에 촬영을 시작해야 하니까 거치 카메라 100개를 3시간 만에 달아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윤인회 PD : 숙소 앞에서 이전 손님이 체크아웃 하기만 오매불망 기다리다 나오자마자 30명이 뛰어들어가 촬영 준비를 마쳤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에요.
Q. 일터 촬영은 괜찮았나?
류호진 PD : 제작진한테 제일 힘들었던 현장은 청소 촬영이에요. 방송은 보통 뭘 만드는 과정을 찍는 게 쉬운데, 청소는 많던 걸 없애는 작업이라 결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면이 있죠.
윤인회 PD : 이시언 씨가 청소 일을 하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했는데,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한계가 있어 억울한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승환 PD : 청소나 카페는 세팅하는 과정이 힘든 반면 농장은 촬영 내내 더위, 벌레와 씨름을 해야만 하거든요. 농장에서 주로 일했던 보현 씨나 준빈 씨는 농장이 워낙 덥고 넓으니까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을 거예요.
윤인회 PD : 맛보기로 일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찐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 시급을 받는 입장에서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게 가장 첫 번째 목표였죠. 그래서 방송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노동을 하느라 다들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류호진 PD : 배정남 씨의 경우는 워홀 5일차에 합류했는데 등장부터 남달랐어요. 찐 부산 사투리로 나머지 네 명을 순식간에 서울 사람으로 만들더라고요.
윤인회 PD : 처음엔 일 두 개 달라, 밤에 또 나가겠다면서 의욕이 넘쳤었는데… 의욕만큼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첫 출근날 퇴근하자마자 지쳐서 너무 힘들어했죠.
Q. 제작진이 합을 워낙 오래 맞춰와서 서로에 대한 비하인드가 있다면? 특히 류호진 PD님은 촬영 내내 차량 통제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류호진 PD : 촬영 내내 자동차에 미친 ‘차친놈’이었죠. 일터, 본부, 숙소 등 촬영지 이동할 때 필요한 차량이 있는데 그걸 ‘배차’라고 해요. 촬영 장소에 비해 차가 부족해서 배차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윤인회 PD : 차량을 많이 못 부른 이유는 우선 골목이 되게 좁았어요. 동시에 많은 차를 투입하기에 불편한 공간이었거든요. 한 대가 정해진 루트만 가는 게 아니라 원활하게 돌려줘야 하니까 그랬던 거죠.
류호진 PD : 제가 약간 집착하는 게 있거든요. 처음에는 차량을 부드럽게 연결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 순간 4호차가 어딨는지 알고 싶은 거예요. 급기야 차량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실시간으로 공유했죠.
윤인회 PD : 저랑 메인작가님이 농장에 넘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침 점심시간이라 한인타운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배차 기장님이 상태 체크하자마자 호진 선배한테 ‘4호차 왜 한인타운이죠?’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이승환 PD : 호진 선배는 다 듣고 있는 감시 시스템도 가지고 있었잖아요.
윤인회 PD :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촬영장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모니터를 다 확인할 수 없어서 음성 채팅 프로그램을 연결해서 채널에 접속하면 출연자 오디오를 다 들을 수 있었어요.
류호진 PD : 저는 다 듣고 있지만 (차에 신경 쓰느라) 사실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었거든요.(웃음)
열심히 일하고 행복하게 놀고
Q. 부산촌놈을 촬영하면서 행복했던 순간은?
윤인회 PD : 출연자들과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이 있어요. 현장에서보다 갔다 와서 아직도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서 그게 너무 좋아요. 일할 때는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어했는데 힘들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행복한 기억만 남은 것 같아요. 출연자들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제작진의 마음도 행복했던 시간이었죠.
류호진 PD : 출연자들이 그 기간을 엄청 그리워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아이 같아 보였어요. 그게 기획의도의 첫 번째 목표였는데, 출연자들이 그렇게 느낀다는 게 제작진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결국 프로그램 만들면서 제일 기분 좋은 건 계획했던 게 찍히는 거니까요.
윤인회 PD : 꾸준히 봐주신 시청자분들은 경상도 친구들을 사귄 기분이 들 텐데요. 열심히 일하고 마지막에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출연한 세 분이 다 같이 <어쩌다 사장>의 새 시즌을 준비 중인데요. ‘어사장’을 기다리셨던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더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어쩌다 사장3>도 많.관.부!
※<BEHIND TALK>은 CJ ENM의 유튜브 채널 <까.까.잼>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콘텐츠에 사용된 일부 사진 및 이미지는 ‘tvn_joy’ 인스타그램에 제공된 것을 활용했습니다.